본문 바로가기

영화

돈 룩 업, 실제로 일어날지도 모를 이야기

돈 룩 업, 실제로 일어날지도 모를 이야기-포스터
돈-룩-업-영화-출처-구글

제목: 돈 룩 업 Don't Look Up 2021

개봉: 2021년 12월 8일

감독: 아담 맥케이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지구인은 현재 안전 불감증 최고 단계

미국 대학교에서 천문학 박사과정 수료를 끝내고 있던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는 어두운 밤하늘 아래에서 새로운 혜성을 발견하게 된다. 박사가 되기도 전에 이런 행운이 찾아온 것에 케이트는 행복함을 느끼며 지도 교수 랜달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교수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 지구에는 1년 365일 동안 꽤 많은 혜성이 찾아오지만, 그 개수만큼 혜성을 처음 발견한 박사들은 많기 때문에 이 소식은 생각보다 큰 희소식이었기에, 민디 교수는 다른 제자들도 한자리에 모아 케이트의 발견을 축하해줬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새로운 혜성에 그녀의 이름을 붙여 민디 교수가 궤도를 계산 해갈수록 그걸 지켜보는 케이트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져 가기 시작했다. 화이트보드에 나열되어 있는 궤도 값 그러니까, 지구와 혜성 간의 거리 값을 말하는 것인데 이 값이 0.0 단위로 좁혀갔기 때문이다. 이는 곧 그녀가 발견한 직경 10Km 이상의 혜성이 지구와 정면충돌한다는 뜻이었다.

 

밤을 꼬박 지새우면서 계산을 반복해봤지만 그들은 틀리지 않았고, 지구와 혜성의 충돌은 두 사람에게 더없이 현실이 다가왔다. 결국 민디 박사는 NASA에 이 사실을 알렸고, 그 결과 지구방위 합동본부 부장 테디 오글소프(롭 모건) 박사와 함께 백악관으로 순식간에 입성하게 됐다. 상황이 워낙 중대하다 보니까 이렇게 바로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된 것 같다면서 민디 교수와 케이트는 잔뜩 긴장하며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하지만 이게 무슨 일인 건지, 이들은 대기실에서 하루 종일 기다려야만 했고, 설상가상으로 대통령의 업무가 너무 늦어져서 다음 날 다시 보자면서 퇴실 명령까지 받았다. 인류가 당장 6개월 후에 멸종당하는 상황보다 바쁜 일이 뭐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 세 사람이었지만 백악관이 무슨 옆집도 아니고, 다시 문을 두들기고 밀고 들어갈 수도 없는 일이라 이들은 날이 밝은 다음 날 다시 백악관에 찾아갔다.

 

어제만큼은 아니지만 또다시 대기실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던 민디 일행은 드디어 미국 대통령 제이니 올린(메릴 스트립)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제 민디 교수는 혜성의 존재를 알리고, 인류멸망의 재난을 막을 수 있겠다 싶은 마음에 요동치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면서 올린 대통령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 관료들은 그들이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 반응을 보였다. 혜성이 와봤자 정말 지구와 충돌하겠냐부터 시작해서, 얼마면 되겠냐는 등 완전 다른 나라 이야기하듯이 혜성의 존재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었다. 민디와 케이트가 아무리 다시 설명을 해봐도 이들은 달라지지 않았고, 결국 민디 일행은 대통령의 다음 스케줄 때문에 다시 백악관에서 쫓겨났다. 지구 멸망까지 앞으로 6개월 4시간 25분 30초... 이들은 길거리에서 지구 멸망을 손 놓고 기다려야 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나 홀로 지구를 지켜야 하는 사람들

랜달 민디: 천문학과 지도 교수.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씨름하는 동안 식사를 고열량 샌드위치를 먹었기 때문인지 뚱뚱한 편이지만 그의 얼굴은 참 섬세하기 짝이 없다. 그의 심장 역시 얼굴만큼 섬세하다. 긴장하면 말을 더듬거리고 손을 떨기가 쉬워서 신경안정제를 달고 다닌다. 하지만 자기 건강에도 끔찍하기 때문에 작은 알약 하나를 몇 등분 쪼개서 먹는다. 어디 가서 나쁜 사람 만나면 속옷까지 뺏길 사람이다.

 

케이트 디비아스키: 천문학 박사과정을 끝내던 차에 새로운 혜성을 발견한 대학원생.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녀의 이름을 딴 새로운 행성은 인류를 멸망시킬 행성 파괴자였다. 이런 사실을 알린 백악관에서 그들을 내보내자, 인류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만으로 민디 교수와 방송 프로그램까지 출연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감사와 찬사가 아니라, 안티팬 수백만 명과 마녀처럼 보이는 합성사진들 뿐이었다.

 

결말을 꼭 봐야만 했던 영화

이 영화를 보면 볼수록 20분, 30분, 50분이 넘어갈수록 결말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블랙 코미디답게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 꾸준히 나왔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도무지 종 잡을 수가 없었다. 이 영화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 건지 점점 알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이 영화가 여기까지 이야기가 흘러갔다면 도대체 어떤 결말을 보여줄까? 하는 궁금증이 최고조로 상승했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봐야만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 결말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의 앞부분은 시원하게 머릿속에서 날아갔다. 요즘처럼 지루한 일상에서 꼭 한번 보기에 좋은 작품이었다.